경영학과 출신의 어중간 했던 PM이 신입 개발자로서 3곳의 면접을 보았다.

퇴사한지 어언 3개월하고도 1주일 째.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 한 주는 신입 개발자로서 면접을 무려 3곳이나! 진행했다.
So Lucky!
깔끔한 이력서와 이력서에 녹여 낸 열정이 유효했던 것 같다.
그 후기를 공유한다.

1번 회사

위치 : 판교
회사/업종 : 비 파견 SI

면접 후기 :

제대로 된 첫 번째 회사 면접이었다. (구로의 파견 SI 업체는 워낙 별로였기에 아예 안 한 셈으로 친다)

일단 내 간단한 소개를 했고, 기술면접보다는 그냥 기술 질의응답 과 같은 느낌으로 면접이 진행 되었다. REST 방식에 대해 아는지? REST API로 개발할 수 있는지?등 기술과 관련 된 사항은 심도 있진 않게 약 10분 정도는 진행했던 것 같다.

나는 멘토님의 가르침을 받은터라 그걸 면접 때 잘 녹여서 이야기 했고 "현업에 계신 분한테 들어서 그런지 그래도 어느정도 알고는 계시네요" 라는 평을 들었다. 멘토님께 또 한 번 마음 속으로 Thank you를 외쳤다.

전반적으로 받은 느낌은.. 다른 SI와 다르게 인격체로 존중은 해주되 다른 어떤 것보다 지금 투입한다면 써먹을 수 있을지 검증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SI이다 보니 오래 같이 갈 사람을 뽑는다기 보다는 현재 당장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가를 위주로 봤던 느낌이었다.

좋았던 점은 만약 입사한다면 어느 파트로 가고 싶냐고 물어봤던 것이다. 프론트엔드? or 백엔드? 나는 백엔드라고 답했고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입사가 된다면 내 바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 받았다.

재밌는 건 연봉 얘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늦어도 워킹데이로 2일 이내로 결과를 곧 알려주겠다" 라고 입장을 통보 받았었는데, 연봉 얘기가 나오니 상황이 역전 된 것이었다.
회사 내규에 따른다고 하지만, 어느정도인지 알아야 나도 판단할 수 있기에 좀 더 물어봤고 결국 답변을 들었다.
그 얘기가 끝나니 면접관이 역으로 나에게 "채용은 제가 결정하고 사장님께 알려드리면 되는 거라 이 자리에서 정하시죠. 저는 합격을 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실래요?" 라고 물어보았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곧바로 OK보다는 고민하는게 나을 것 같아 일단 보류.
워킹데이 2일 내로 연락을 드린다고 하고 나왔다.

면접을 보고 난 뒤엔 (첫 회사가 워낙 그지 같았는진 몰라도) 느낌이 썩 좋진 않았지만.. 멘토님의 조언과 전 직장 개발자분의 말을 듣고 "이 정도면 스타트로 나쁘진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월요일, 약속대로 워킹데이 2일 내에 입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 얘기를 한 날 갑자기 신입이라 수습 기간이 있고 80%의 급여를 받게 된다는 얘기를 통보 받았고 (사람인에는 분명히 수습 없다 써놓고!!) 더불어 희망 입사일 전에 회식할 예정인데 잠깐 들를 수 있냐고 물었다.
어렵다고 대답하니 돌아오는 답변이 "에.. 그럼 그냥 다음에 오시면 해야겠네" 라고 하는데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그 고자세가 별로 달갑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2번 회사

위치 :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회사/업종 : 재활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연관 게임,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면접 후기 :

여긴 멘토님의 제자가 다니는 곳이라 건너건너 반 소개 방식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내 이력서를 보시고 대표님이 맘에 들어 하셔서 잘 될 거 같다는 소식을 그 제자분이 미리 내게 귀띔 해주어서인지는 몰라도 크게 긴장하고 가진 않았다. (원래도 면접 때 긴장은 안하지만..)
개발 팀장님과 대표님이 면접을 보러 들어오셨고 기술 관련한 질문은 하나 물어보셨다. (Http 통신과 소켓 통신은 어느 차이가 있고 언제쓰는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미리 내 github 관련 프로젝트를 보신 후에 와서 그런지 관련 질문을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외에는 인성이나 목표, 원하는 바 등을 물어보셨었다.
두 분 다 면접자를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는게 보였고, 대표님은 겉은 차갑지만 마치 속은 따스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개발팀장님은 워낙 유해보이셨고.

사실 여기 면접을 보면 1번 회사와 이 곳 중 고민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당장 이 회사에 오고 싶단 생각이 들을 정도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대표님은 스타트업임에도 직원들을 잘 챙겨주려고 하시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3번 회사

위치 : 판교
회사 / 업종 : 원격 관리 시스템, Beacon을 이용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개발 스타트업

면접 후기 :

여긴 2번 회사 면접을 보러 아침에 가는 길에 연락이 왔다.
지원공고를 봤을 때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 연락이 오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 곳이었는데 운 좋게도 연락이 왔고, 기분이 아주 좋았다. (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또 면접 제의를 받는 기분은 느껴본 자는 대략 알거다)

작은 스타트업이고 뭔가 이름에서 약간 느껴지는 old한 기운이 있어 면접 난이도는 다른 곳과 비슷하거나 좀 더 편할거라 생각했는데....... 응?

도착하자마자 잠깐 대기한 후에 갑자기 노트북을 들고 면접관이 들어오셨다.
내 이력서에 Flask를 다룬다는 것을 미리 보시고 간단하게 프로젝트를 세팅해둔 것이었다.
바로 한 시간 반의 시간을 주고 CRUD 개발을 시키셨다. (두둥.....플라스크 다 까먹었는데)

나는 최근에 자바/스프링으로 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면접날짜를 추후로 잡을 수 있냐고, 공부하고 다시 오겠다고 했지만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 방안을 모색했다.
그럼 개발환경 세팅을 내가 할테니 java/spring으로 가능한지 물어봤다.
그건 가능하지만 시간은 한시간 반에서 더 주어지진 않을 거라고 하셨다.
OK.
빨리 깔자. 까는 동안에 Flask 한 번 보기나 해보자.

그리고 바로 STS, JavaEE, Tomcat을 다운받기 시작했는데
오.......플라스크 코드를 보다보니 왠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해볼만 하겠단 생각이 들었고 안내 받은 Slack으로 플라스크로 해보겠습니다! 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전에 내가 만들었던 플라스크 코드를 보며 진행하기 시작했다.

작성하라고 했던 부분은 회원가입/회원 로그인/메모 작성/메모 수정 으로 기억한다.
지레 겁먹었었지만 코드를 보다보니 그렇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고, 내가 만들었던 기능이기도 하니까 비슷할거라 생각했다. 내 github을 참고하며 코딩을 시작했다.

한 시간 반이 금방 지나갔다.
그리고 이내 대표님과 아까 과제를 주신 면접관님, 신입으로 보이는 팀원 한 분이 들어오셨다.
간단할거라 생각했던 내 면접이 이렇게 무거울줄이야 ㄷㄷㄷ...
사실 경력 10년정도 되는 사람을 뽑으려 했는데 이력서를 보니 열정이 느껴져서 내 면접을 잡은 거라고 하셨다. (이력서 잘 썼군 후후후)

역시 면접은 솔직하게!가 정답이다.
면접은 주로 내가 대답을 하는 자리라서 솔직하게 임하면 페이스는 내 것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편안하게 물어보는 것에 꾸밈없이 대답했다. 후회 남지 않을 정도로. (사실 이전 회사에서 일하면서 어느 프로젝트 할 때 가장 재밌었냐? 라고 물어본 질문에 대해 MIT 방문했던 거요 라고 한 부분은 조금 후회스럽다 ㅋㅋ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VR프로젝트는 재미없었다느니.. 이런 얘기한 것이 아쉽다 ㅠㅠ)
약 30분 가량 진행이 된 것 같다. 결과는 2주 이내에 통보 해준다하였고 나는 조금 더 빨리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사무실을 나서니 처음에 노트북을 전달하신신 면접관님이 스벅 기프트 카드를 주며, 면접자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전달했다.  WOW!

사실 이런 것은 기업 입장에선 아까운 돈일 수 있다.
면접 비용이나 선물을 주지 않아도 아마 면접자들은 그러려니 할텐데, 이런 부분에서 회사가 직원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나오는 것 같다.
어쨌든 가장 기대를 안하고 갔던 곳인데 가장 충격적으로 이미지가 좋았고 훌륭했으며 실력자들의 모임같아 보였다.
Rocket에 올라탈 기회가 있으면 꼭 타라! 라는 말이 왜 생각이 났을까?

어쨌든 굉장히 멋지고 하드해 보이는 조직이었다.
내가 과연 여기 껴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내가 면접 본 회사 중 2곳이나 연봉, 처우를 떠나서 퀄리티가 괜찮고 멋진 회사라는 점에서 (1번 제외) 고무적이었고 또 탄력이 붙었다.

나중에 면접보면 또 후기를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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