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다니엘 핑크의 동기부여과학

요즘 도서관을 왕복하며 TED 영상을 듣거나 봅니다.

오늘은 다니엘핑크의 동기부여과학에 관한 영상을 봤는데, 그 주제는 사람은 무엇으로 동기부여가 되는가? 입니다.

사람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양 쪽 그룹 모두에게 같은 과업을 줍니다. 한 그룹에게 물질적 보상을 약속하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아무런 보상 없이 과업 수행을 요청하면, 예상과는 다르게 물질적 보상 없이 과업을 수행한 쪽의 퍼포먼스가 더 월등하다는 사실입니다.

물질적 보상은 아주 쉽고 단순한 Task는 수행자로 하여금 더 빠르고 높은 성과를 내도록 촉진하지만, 문제가 만약 복잡하게 얽혀있다면 물질적 보상은 수행자의 시야를 좁히고 전체가 아닌 주어진 문제를 수행하는데 급급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과거에 비해 context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요즘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물질이 문제 해결에 좋은 결과를 내지 않는다는 반증이겠죠.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의 성과를 내도록 유도할까요?

TED 강의 말미에서 제시하는 동기부여 원천은 3가지였습니다. Autonomy(자율성), Mastery(전문성), purpose(목적)입니다.

본 강의를 다 듣고 난 뒤에 저의 직장생활을 잠~깐 Recap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저 3가지는 확실히 제가 직장을 다니며 충족되지 못하고 퇴사 의사결정에 다다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상사는 언제나 불만이 가득했고 설령 지시한 업무를 수행했어도, 지시하지 않은 업무의 진행상황을 갑자기 물어보며 마치 당연히 진행되었어야 하는데 진행이 되지 않은 것처럼 추궁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초기에는 그런 추궁이 싫다기보다는 저의 부족함이라 느껴져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이런 저런 과업을 수행했는데, 1년이 넘게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결국 저도 '그냥 욕먹지 않을 정도로 시키는 것만 하기' 자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기존 방식보다 더 좋은 방식이 떠올랐음에도, 상사의 질책과 추궁을 피하기 위해 '자율성' 없이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둘 째로 전문성이죠. 제가 퇴사를 한 가장 큰 계기입니다. 조금 더 나은 시스템, 조금 더 발달한 인공지능은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훨씬 더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매 번 들었습니다. 직책상으로는 그렇지 않은 PM이라는 역할이었지만 막상 겪고 수행하는 과업들은 저로 하여금 아무런 전문성을 갖지 못하고 그저 시스템의 결함이나 부족함을 인간의 노동력으로 메꾸게 하는 정도의 수준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퇴사할 때도 업무를 지속함으로 인해 전문성을 전혀 기를 수 없을 거란 판단이 내려져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로 목적입니다. 업무를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역시나 마지막 조건도 충족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젝트의 일원으로서 (사측의 입장에서 표현하자면 부품으로서) 어떤 업무들을 수행하고 제가 하는 업무들이 프로젝트에 기여를 한다면 아마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업무의 목적이 상사로부터의 질책을 피하기 위한 것 혹은 필요하지 않다 생각되지만 상사의 지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업무들이 대부분인 상황 속에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업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했습니다. 회사 내에서 파워가 막강한 편에 속한 덕분에 그를 대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가 어떤 결정을 하던 Yes를 외치는 상황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구요) 이었고 그가 필요하다 생각되는 것 = 필요한 것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답답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다니엘핑크가 제시한 3가지가 모두 충족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꽤나 오랜 시간을 소비했단 생각이 들고 좀 아깝단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전 직장에서도 배운 것이 꽤 있었고 무엇보다도 저로 하여금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제시했으니까요. 이게 아니었다면 과연 제가, 문돌이가 개발자로 전환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ㅎㅎ 어쨌든 다니엘핑크의 동기부여 3요소를 저의 전 직장생활에 대응해보며 떠올랐던 감정들을 끄적끄적 적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리더분들에겐 AMP(Autonomy, Mastery, Purpose)를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되시기를, 팔로워분들에게는 AMP가 제공되는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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